남산 돈가스 거리나 장충 족발 골목에 가면 원조라고 쓰인 간판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가게들이 저마다 돈가스 혹은 족발의 원조임을 내세우며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조 마케팅은 다양한 포지셔닝 전략 중 하나입니다. 원조 마케팅 사례를 통해 포지셔닝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원조 마케팅
원조 마케팅은 자사의 제품(혹은 서비스)이 최초 혹은 전통성을 가진 제품임을 강조하는 마케팅입니다. 원조 마케팅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거나 차별성을 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경쟁 우위 확보, 브랜드 충성도 증가, 가격 프리미엄 획득 등의 효과로 이어집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다양한 원조 마케팅 사례 중 남산 돈가스 사례(정확히는 남산 돈가스 원조 논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논란을 통해 포지셔닝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실이 아니라 인식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의 '포지셔닝'을 재정리한 포스팅에서 포지셔닝을 고객 머릿속(마음속) 특정한 위치에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위치시키는 것이라 했습니다. 사실 그 자체보다는 고객의 인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원조 남산 돈가스 논란
최근 MBC에서도 방영되고 있는 디즈니+의 '무빙'에 남산 돈까스가 나옵니다. 김두식(조인성)은 이미현(한효주)과 남산 돈까스로 갑니다. 김두식은 이미현에게 훗날 남산에 돈가스 거리가 생길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지금 남산에는 수많은 남산 돈스 가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산 돈가스 중 원조는 어디일까요?
남산 돈가스 거리에서 가장 고객이 많이 붐볐던 곳은 '101번지 남산돈까스'였습니다. 많은 고객들이 101번지 남산돈까스를 원조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1년 '빅페이스'라는 유튜버가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남산돈까스는 다 거짓말'이라는 영상에서 지금의 101번지 남산돈까스가 원조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또한, 영상 전반부에는 '각 남산 돈가스 가게의 돈가스 맛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 유튜버 '빅페이스'는 지금의 101번지 남산돈까스가 남산 돈가스의 원조가 아니라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101번지 남산돈까스 운영자 '에스엠제이컴퍼니'는 빅페이스에게 영상 금지 가처분,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등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빅 페이스는 후속 영상들을 통해 모든 소송에서 승소했다 전했습니다.
인식이 중요한 이유
위의 남산 돈가스 원조 논란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세 가지 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남산 돈가스의 원조를 밝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상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지는 않겠습니다. )
첫 번째, 최초(혹은 최고)가 중요하다.
101번지 남산돈까스가 사랑을 받았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른 돈가스 집에 비해 훨씬 맛있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빅페이스는 여러 가게의 돈가스의 맛이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저 또한 여러 가게에서 돈가스를 먹어봤지만 맛에서는 아주 큰 차이가 나진 않았습니다.
고객들이 다른 돈가스 가게가 아닌 101번지 남산돈까스를 찾았던 이유는 원조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원조라고 알려져 있어 고객들이 많이 방문했고 이후 고객들이 많이 방문했기 때문에 맛이 특별할 거라는 기대가 생긴 것입니다.
앞서 포지셔닝은 고객들 머릿속(혹은 인지 속)에 특정한 위치에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위치시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때, 최초(혹은 최고)는 특정한 위치를 선점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고객의 머릿속에 최초(혹은 최고)를 위치시키면 동종 카테고리에서 자사 제품(혹은 서비스나 브랜드)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실이 중요한 건 아니다.
101번지 남산돈까스는 원조로 알려져 있고 맛이 특별할 거라는 기대가 고객들을 가게로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살펴보면 이 두 가지 (원조, 특별함)는 증명된 사실이라기보다 고객의 머릿속(혹은 마음속)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맛을 보면 아주 큰 차이는 없었지만 고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니 맛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원조라는 사실도 애매했지만 고객들은 원조라고 생각(혹은 원조라고 생각하도록)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포지셔닝은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고객이 그렇게 믿는(혹은 인식하는)것 이 중요합니다. 내가 최초 혹은 최고가 아니라도 고객이 믿게 만들 수 있다면 고객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진실해야 한다.
사실이 아니라도 고객이 믿게 만들면 행동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짓으로 말하면 언젠가 들통이 나게 됩니다. 신뢰가 없어져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됩니다.
바샤 커피는 꽤나 오래된 브랜드로 보이도록 마케팅했습니다. 로고에 '1910 MARRAKEH(마라케시)'라고 적혀있지만 1910년이 아닌 2019년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바샤 커피는 모로코의 마라케시의 커피하우스 '다르 엘 바샤 팰리스(Dar dl Bacha Palce)'을 모델로 론칭했습니다. 1910 MARRAKEH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문을 닫은 다르 엘 바샤 팰리스에서 유래시켰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래서 Since라는 단어가 쓰여 있지 않음)
바샤 커피의 1910이라는 숫자도 고객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Since 1910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 거짓말을 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910년에 시작된 브랜드로 아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객의 인식은 바샤 커피를 고급스럽고 오래된 브랜드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사실보다 고객의 머릿속이 중요하다고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거짓으로 포지셔닝을 하면 당장 이익은 될지라도 나중에 망할 정도의 후폭풍을 맞게 됩니다. 진실되야 오래갈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포지셔닝
포지셔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머릿속에 최초 혹은 최고로 자사의 제품(혹은 서비스, 브랜드)을 위치시키는 것입니다. 이때, 사실이 아니라 고객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자사 제품이 최초 혹은 최고라도 고객이 인정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반대로 최초 혹은 최고가 아니라도 고객이 그렇게 생각하면 큰 효과가 생깁니다.
하지만, 진실되지 않은 포지셔닝(거짓된 포지셔닝)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고객이 믿었던 사실이 거짓으로 밝혀지는 순간 회복할 수 없는 악재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최초 혹은 최고가 될 수 있는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세분화된 카테고리를 만들고 최초가 되는 방법입니다. 혹은 최고가 될 수 있을 경쟁 강도를 가진 카테고리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약간 애매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바샤 커피처럼 거짓말은 아니지만 오해할 수 있을 정도의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Top 3처럼 증명하기 어려운 선두권이라는 의미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3대 짬뽕처럼 그 랭킹의 출처가 불명확하지만 고객에게는 와닿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원조 마케팅 사례로 알아보는 포지셔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머릿속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제대로 된 포지셔닝을 하려면 고객의 머릿속을 이해(혹은 공감) 해야 합니다. 고객의 머릿속을 더 잘 이해할수록 고객에게 어떻게 인식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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