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행동경제학'을 가져왔다. 경제학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학문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마케터에겐 이건 전략이다. 뾰족하고 실용적인 그리고 가끔은 교묘한. 잘 쓰면 사람들은 '왜 그런지도 모른 채' 어느덧 구매 결제 버튼을 누르게 된다. 자, 그럼 감정과 편향으로 가득한 소비자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말 한마디로 열 고객 유도하기 -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
30%는 효과를 못봤대! VS 70%가 효과를 봤대!
같은 말인데 기분은 다르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그래서 마케팅 카피 쓸 땐 숫자보다 말투가 중요하다. 부정보다 긍정, 손해보다 이익, 실패보다 가능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소비자는 정보를 따지기 전에 기분을 먼저 느낀다. 그래서 프레이밍은 마케터의 필수 무기다. 말의 프레임 하나 바꿨을 뿐인데 고객의 시선이 달라진다.
지금 안 사면 손해보는 기분 - 손실 회피(Loss Aversion)
사람은 얻을 때 기쁨보다 잃을 때 겪는 고통이 더 크다.
그래서 '놓치면 손해'라는 감정은 모든 할인 배너의 근본이다. '오늘 자정까지 무료배송', '재고 3개 남음', '48시간 한정 할인'. 이건 협박이 아니다. 사람 심리를 자극하는 과학적인 마케팅이다. 타이머나 카운트다운 그리고 매진 임박. 이런 장치들이 클릭하게 만든다. 놀랍게도 효과가 즉각 나타난다.
첫눈에 반한 가격 -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정가89,000 → 오늘만 39,000원
여기서 중요한 건 '정가'다. 20만 원이라는 숫자가 뇌리에 박힌 후 9만 9천 원을 보면 세상에서 제일 싸 보인다. 이게 바로 앵커링 효과다. 높은 가격을 먼저 보여줘야 실제 판매가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클래스101처럼 '100만 원 수업을 월 2만 원에 무제한 수강'이라는 문장도 이 원리를 잘 쓴 예다. 일단 비싼 걸 보여준 다음 저렴함을 강조하는 것. 순서의 미학을 가진 마케팅이다.
다들 사는데 나만 안 사면 - 사회적 증거(Social Proof)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나의 행동의 기준
'이 상품은 1,000명이 구매했습니다', '평점 4.9점', '리뷰 사진 500장'. 이런 말들은 신뢰를 만든다. 원래 사람들은 군중을 따른다. 그게 편하고 안전하니까.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은 '구매자 수', '실명 후기', '사용 사진'을 강조한다. 이런 것들이 정말 좋다는 말보다 강력하다. 별점 하나 혹은 후기 한 줄 그리고 구매 수치 하나가 소비자의 클릭을 결정짓는다. 이는 마케팅에서 '증명'이 아닌 '확신'의 영역이다.
기대보다 좋아서 감동 - 기대 - 실망 이론(Expectation Disconfirmation Theory)
기대 < 경험
'3일 안에 옵니다.'라고 해놓고 2일 만에 도착했다. 이건 의도적인 기대치 조절이다. 기대는 낮추고 초과 달성. 이렇게 하면 고객은 감동하고 그 브랜드에 충성하게 된다. 마케터는 때때로 겸손해야 한다. 일부러 낮은 기대를 심어주고 그걸 뛰어넘게 만들어야 진짜 만족이 생긴다. 말만 거창하고 결과가 평범하면 실망만 남는다.
강요 없이 유도하는 똑똑한 설계 - 넛지(Nudge)
소비자는 모르지만 마케터는 안다.
선택을 유도하지만 그 선택을 소비자가 직접 한 것 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술. 그게 넛지다. 배송 옵션 기본값을 '빠른배송'으로 설정하거나 추천 상품에 '베스트' 뱃지를 붙여주는 것. 이건 단순 디자인이 아니라 심리 설계다.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고르게 만드는 디폴트 전략. 마케터가 무심하게 세팅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소비자를 살살 밀고 있는 중이다.
이 모든 전략의 핵심은 한 가지다. 소비자는 이성보다 감정으로 움직인다는 것. 데이터를 보면서도 감정이 앞서고 리뷰를 읽으면서도 괜찮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마케터는 숫자보다 '느낌'을 정보보다 '심리'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에서 행동경제학이 중요한 이유다.
오늘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마케터들은 숫자 사이에서 감정을 설계한다. 마케터의 일이란 결국 그 미묘한 감정의 틈을 발견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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