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에서 크리에이터가 화장품을 써 보인다. 정보처럼 보이지만 협찬일 수 있다. AI 챗봇의 답변 아래에 상품 카드가 뜬다. 추천처럼 보이지만 광고일 수 있다. 소비자는 점점 이 둘을 구분하기 어렵다.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말은 이런 뜻이다. 광고가 콘텐츠의 모양을 하고, 콘텐츠가 광고의 역할을 한다. 2026년에는 이 흐름이 AI 서비스 안으로까지 들어왔다.
경계가 애매할수록 지켜야 할 것도 늘어난다. 소비자의 신뢰와 법적 책임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1년의 큰 변화 세 가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브랜드가 지킬 원칙을 정리한다.

광고와 고객 여정의 변화
#1. 발견형 쇼핑의 시대
#2. 검색형 여정 vs 발견형 여정
#4. 퍼스트파티 데이터 활용
#5. 라이브커머스·숏폼 광고 최적화
#6.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가 사라진다.←현재글
#7. 소규모 브랜드의 광고 예산 재배치 (예정)
변화 1: AI 답변 안으로 광고가 들어왔다
OpenAI는 2026년 2월 9일 ChatGPT에서 광고를 시작했다. 미국의 무료 이용자와 저가 요금제 이용자가 대상이다. 유료 요금제 이용자에게는 광고가 나오지 않는다. 5월 5일에는 광고주가 직접 캠페인을 만드는 셀프서브 광고 관리자를 열었다.
광고는 답변 아래에 상품 카드 형태로 뜬다. 스폰서 표시는 확실히 되고 있다. OpenAI는 광고가 답변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건강이나 정치 관련 대화 근처에는 광고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구글도 같은 방향이다. 2026년 5월 구글 마케팅 라이브에서 AI 모드 안의 새 광고 형식을 공개했다. 대화 발견 광고는 검색 질문에 맞춘 소재를 제미나이가 만든다. 광고 옆에는 상품을 설명하는 별도의 글이 붙는다. 2026년 1월 시작한 다이렉트 오퍼스는 검색 질문에 맞춰 할인을 구성해 답변 안에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AI 답변에 등장하는 길이 두 갈래가 되었다는 뜻이다. 콘텐츠가 좋아서 인용되는 길과 광고비를 내서 노출되는 길 말이다. 시리즈 1에서 다룬 생성형 검색 최적화가 인용되는 길이라면 광고 상품은 광고비로 노출되는 길이다.
변화 2: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광고 소재가 된다
경계의 애매함은 크리에이터 영역에서도 일어난다. 구글은 수요 생성 캠페인을 만들 때 브랜드가 등장하는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광고주에게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제휴 파트너십 영상도 포함된다. 유튜브의 유기적 영상이 곧바로 광고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커머스도 마찬가지다. W컨셉은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의 성과를 대시보드로 관리한다. 캠페인 미션 수행 현황과 댓글 비율, 핵심 키워드를 본다.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곧 마케팅 자산으로 다뤄지고 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은 크리에이터가 대가를 받고 만든 콘텐츠를 광고 소재로 재사용할 때다. 대가 관계 표시가 사라지면 뒷광고 문제가 된다. 재활용할 때도 표시가 유지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변화 3: AI 가상인물 표시가 의무가 됐다
한국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천·보증 심사지침을 개정했다. 개정된 지침은 2026년 6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개정 배경을 살펴보면 실제 의사나 교수처럼 보이는 AI 가상 전문가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을 추천하는 광고의 증가 때문이다. 이런 광고는 소비자가 진짜 전문가가 추천한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래서 공정위는 추천·보증의 주체에 가상인물을 새로 넣었다.
핵심은
첫째, AI로 만든 가상인물이 상품을 추천하면 가상인물임을 표시해야 한다.
둘째, 블로그나 카페 같은 글 중심 매체에서는 제목이나 첫 부분에 '가상인물 포함' 같은 문구를 넣어야 한다.
셋째, 가상인물이 직접 써 본 것처럼 말했는데 사실과 다르면 부당 광고가 될 수 있다.
공정위는 2026년 업무계획에서 SNS 광고 감시 범위를 AI 악용 광고로 넓히겠다고도 밝혔다. 앞으로 단속이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무엇을 지켜야 할까
경계가 애매해진 시대에는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세 가지만 기억하자.
원칙 1. 광고는 광고라고 밝힌다
표시는 소비자를 속이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위치도 중요하다. 더 보기를 눌러야 보이는 곳에 숨기면 안 된다. 영상이라면 처음 몇 초 안에 보여야 한다. 채널마다 화면 구성이 다르므로 캠페인마다 최신 화면에서 확인한다.
표시가 있으면 반응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브랜드가 많다. 그러나 표시 여부에 따른 이탈률을 직접 비교해 보면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투명한 브랜드가 오래간다.
원칙 2. 광고여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경계가 사라진 곳에서 소비자는 도움이 되는지로 판단한다. 광고 소재도 정보가 있어야 한다. 사용법을 보여주거나 비교 기준을 알려주거나 궁금한 점에 답해야 한다. 콘텐츠처럼 쓸모가 있어야 광고도 살아남는다.
원칙 3. 가짜 경험을 만들지 않는다
AI로 만든 모델이나 후기를 실제 고객처럼 쓰지 않는다. 사용하지 않은 사람이 써 본 것처럼 말하는 콘텐츠는 성과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AI 도구를 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다. 시리즈 2에서 다룬 AI UGC와 진짜 후기의 차이가 중요한 이유다.
실무 프로세스: 광고 표시 점검 4단계
말로만 지키기는 어렵다. 팀 안에 간단한 점검 절차를 만들자.
1단계. 콘텐츠를 발행하기 전에 대가 관계가 있는지 확인한다. 협찬비, 제품 제공, 수수료 모두 포함이다.
2단계. 있다면 표시 문구와 위치를 정한다. 크리에이터에게도 같은 기준을 문서로 전달한다.
3단계. AI로 만든 인물이나 음성이 들어갔는지 확인한다. 들어갔다면 가상인물 표시를 추가한다.
4단계. 광고 소재로 재사용할 때 표시가 유지되는지 다시 본다. 랜딩페이지와 이메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4단계를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콘텐츠 승인 절차에 넣으면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신뢰가 곧 성과다
경계가 사라진 시대의 광고 성과는 신뢰에서 나온다. AI가 답변에 광고를 넣는 것도, 크리에이터가 상품을 소개하는 것도 결국 소비자의 믿음 위에서 작동한다. 믿음이 깨지면 플랫폼이 아니라 브랜드가 타격을 입는다.
그래서 광고 담당자와 콘텐츠 담당자가 같은 기준을 써야 한다. 광고팀은 표시를 챙기고 콘텐츠팀은 정확성을 챙긴다. 기준이 다르면 틈이 생긴다. 시리즈 5에서 다룰 브랜드 신뢰 이야기와도 이어진다.
크리에이터와 일할 때 계약서에 넣을 것
크리에이터 협업은 경계가 가장 흐린 영역이다. 서로 다르게 이해하면 사고가 난다. 계약이나 브리프에 아래 네 가지는 꼭 적어 두자.
첫째, 광고 표시 문구와 위치다.
둘째, 콘텐츠를 광고 소재로 재사용할 수 있는지와 기간이다.
셋째, AI로 만든 이미지나 음성을 쓸 때의 표시 기준이다.
넷째, 사실과 다른 효능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이다.
이렇게 적어 두면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협찬을 표시하면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표시가 있는 콘텐츠와 없는 콘텐츠의 반응을 직접 비교해 보면 차이가 작은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는 신뢰가 더 큰 자산이다.
AI로 만든 모델 사진을 써도 될까?
쓸 수 있다. 다만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경우는 가상인물임을 밝혀야 한다. 특히 전문가나 소비자의 후기처럼 보이게 쓰면 위험하다. 애매하면 표시하는 쪽이 안전하다.
표시 문구는 이렇게 쓴다
표시 문구는 짧고 분명해야 한다. 소비자가 한눈에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주 쓰는 형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대가를 받은 콘텐츠: '유료 광고 포함',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같은 문구를 쓴다.
- 가상인물이 나오는 글: 제목이나 첫 부분에 '가상인물 포함'을 넣는다. 'AI를 기반으로 생성된 가상인물이 포함된 게시물입니다'처럼 풀어써도 된다.
- 영상: 화면에 문구가 보이게 하고, 설명란에도 함께 적는다.
이 표현은 공정위 안내와 업계 해설에 나온 예시를 바탕으로 했다. 플랫폼마다 제공하는 광고 표시 기능도 있으니 함께 확인하자. 기준은 자주 바뀔 수 있으므로 집행 전에 최신 안내를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체크리스트
□ 대가를 받은 콘텐츠에 광고 표시가 눈에 띄게 들어가 있는가.
□ 크리에이터에게 표시 기준을 문서로 전달했는가.
□ AI로 만든 인물이나 음성을 쓸 때 가상인물 표시를 하는가.
□ 광고 소재로 재활용할 때도 표시가 유지되는가.
□ 광고에도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담겨 있는가.
□ AI 답변 노출을 위해 콘텐츠 트랙과 광고 트랙을 나누어 보고 있는가.
경계가 흐릴수록 기준은 선명해야 한다.
정리하며
경계가 애매해 시대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무엇이 광고인지 알고 싶고, 믿을 만한 정보를 얻고 싶다. 이 두 가지를 지키는 브랜드가 결국 선택받는다.
다음 편에서는 소규모 브랜드를 위한 광고 예산 재배치 전략을 살펴본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브랜드가 어디에 돈을 써야 하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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