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원 이하로 부모님 생신 선물 추천해 줘.' AI에게 이렇게 말하면 후보 상품을 대답해 준다. 이유도 함께 ㅁ라이다. 이때 마음에 들면 구매까지 이어진다. 이것이 대화형 커머스다. 대화형 커머스는 소비자가 AI와 대화하며 상품을 찾고 비교한 후 구매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구매 보조 에이전트가 있다. 에이전트는 소비자를 대신해 검색하고 비교하고 결제까지 돕는 AI를 말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에이전틱 커머스라고 부른다.
2026년은 이 방식은 실험에서 실전으로 넘어가는 해다. 하지만 생각처럼 매끄럽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1년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소규모 브랜드가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를 짚는다.

광고와 고객 여정의 변화
#1. 발견형 쇼핑의 시대
#2. 검색형 여정 vs 발견형 여정
#3. 대화형 커머스와 구매 보조 에이전트 ← 현재글
#4. 퍼스트파티 데이터 활용(예정)
#5. 라이브커머스·숏폼 광고 최적화(예정)
#6.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가 사라진다.(예정)
#7. 소규모 브랜드의 광고 예산 재배치 (예정)
지난 1년, 대화형 커머스는 어떻게 움직였나
2025년 9월: ChatGPT 안에서 결제한다
OpenAI는 2025년 9월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공개했다. ChatGPT를 떠나지 않고 결제까지 마치는 기능이다. 이를 위해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ACP)이라는 표준도 내놓았다. 프로토콜은 AI와 판매자가 정보를 주고받는 약속이라고 보면 된다.
2026년 1월: 구글도 표준을 내놓는다
구글은 2026년 1월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CP)을 발표했다. 월마트, 타깃, 쇼피파이 같은 대형 유통사가 참여했다. AI 쇼핑을 위한 공통 규격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었다.
2026년 3월: 챗봇 안 결제는 물러선다
뜻밖의 반전이 있었다. OpenAI가 2026년 3월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종료했다. 출시 반년 만이다. 결제는 다시 판매자의 자체 환경으로 돌아갔다. 대신 ChatGPT는 상품 발견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챗봇 안 결제의 전환율이 자사 사이트로 이동한 경우보다 약 3배 낮았다고 밝혔다. 참여한 판매자도 많지 않았다. 추천과 판매를 처리하는 일 사이에 간극이 컸다는 의미다.
2026년 5월: 구글은 검색 안에서 결제까지 간다
구글은 방향을 달리했다. 2026년 5월 구글 마케팅 라이브에서 유니버설 카트를 소개했다. 검색과 제미나이 앱에서 상품을 담고 구글 페이로 결제하는 장바구니다. UCP에 연결한 판매자는 AI 모드 안에서 결제까지 열 수 있다. 판매자는 여전히 판매의 주체로 남는다.
구글은 AI 모드 이용자가 월 10억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그 큰 화면 위에 결제 기능을 얹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흐름은 어디로 가는가
여전히 AI에서 상품 혹은 서비스를 발견하고 판매자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방식이 주류다. 하지만 결제까지 AI 안에서 하는 방식도 계속 시도 중이다. 어느 쪽이든 AI가 먼저 상품을 골라 준다는 것은 동일하다.
어도비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미국 소매 사이트의 AI 유입 트래픽은 전년 대비 393% 늘었다. 3월에는 전환율이 다른 유입보다 42% 높았다. 방문당 매출도 37% 높았다. AI가 데려온 손님은 살 가능성이 높은 손님이었다는 것이다.
네이버 AI 쇼핑 에이전트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가장 빠르게 쇼핑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6년 2월 AI 쇼핑 에이전트 베타를 열었다. 5월에는 선물 에이전트를 붙였다. 6월에는 이용자에게 먼저 말을 거는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2026년 9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출시 초기인 3월보다 8월의 일평균 거래액이 약 4배 늘었다고 한다. 에이전트 이용자 수와 대화 수는 약 5배 늘었다. 네이버는 연내 일부 상품군에서 에이전트 안 결제를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배송 날짜에 맞춘 추천 기능과 선물 추천 기능도 강화되었다.
주목할 대목은 추천의 기준이다. 에이전트는 이용자가 자주 찾은 상품을 먼저 보여준다. 구매 후기와 받는 사람의 나이, 명절 같은 상황도 반영한다. 멤버십 혜택과 무료 교환·반품 조건이 좋은 상품을 우선 추천하도록 개선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실제 이용자 후기를 추천 근거로 더 쓸 계획이다.
이제 가격만 낮다고 추천되는 시대는 끝났다. 후기와 배송, 교환 조건 같은 신뢰 정보가 추천 순위에 영향을 준다.
브랜드가 지금 준비할 5가지
1. 상품 정보를 기계가 읽게 정리한다
AI는 글자로 된 정보를 읽는다. 이미지 안에 든 스펙은 놓치기 쉽다. 상품명, 가격, 재고, 크기, 성분을 텍스트로 적자. 상품 페이지에 구조화 데이터를 넣으면 더 좋다. 어도비는 소매 사이트 상당수가 AI가 읽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2. 질문에 답하는 FAQ를 만든다
소비자는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묻는다. '아이가 써도 안전한가요?', '세탁기 옆에 들어가나요?' 같은 질문들이 이에 해당한다. 고객센터에 자주 들어오는 질문을 상품 페이지에 정리하자. 질문과 답이 짧고 분명해야 AI가 가져다 쓰기 좋다.
3. 후기를 꾸준히 쌓는다
AI는 후기를 근거로 삼는다. 후기가 많고 최신일수록 추천 이유가 탄탄해진다. 사진과 사용 기간이 담긴 후기가 특히 유용하다. 리뷰 요청 메시지를 구매 후 자동으로 보내는 것부터 시작하자.
4. 배송과 교환 조건을 분명히 적는다
네이버 에이전트는 원하는 날짜에 도착하는 상품을 우선 추천한다. 배송 소요일과 교환·반품 조건은 추천 기준이 된다. 이 정보를 숨기지 말고 첫 화면에 보여주자.
5. 여러 AI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점검한다
한 곳만 신경 쓰면 위험하다. ChatGPT의 웹 트래픽 점유율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제미나이와 클로드, 네이버 에이전트에서 우리 상품을 직접 물어보자. 어떤 이유로 추천되는지, 혹은 빠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주의할 점
AI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가격이나 재고를 틀리게 안내할 수 있다. 그래서 상품 정보를 항상 최신으로 유지해야 한다. 정보가 어긋나면 소비자는 브랜드를 탓한다.
또 하나. AI 쇼핑 플랫폼은 정책이 자주 바뀐다. 오늘 열린 기능이 내년에 닫힐 수 있다. 실제로 챗봇 안 결제가 그랬다. 특정 플랫폼 하나에 기대기보다 상품 정보 자체를 탄탄하게 만들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AI가 우리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AI 서비스에 우리 상품을 물어봤는데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대체로 세 가지다.
첫째, 정보가 부족하다. 스펙이나 가격, 재고가 없거나 오래됐다.
둘째, 근거가 약하다. 후기가 적고 외부 언급도 없다.
셋째, 읽기가 어렵다. 이미지에 정보가 갇혀 있거나 페이지 구조가 복잡하다.
정보를 채우고 후기를 쌓고 글로 풀어쓰면 된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에이전틱 커머스는 정확히 무엇인가?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찾고 비교하고 구매를 돕는 방식이다. 지금은 추천과 비교가 중심이다. 결제까지 맡기는 단계는 시범 운영 중이다.
챗봇 안 결제는 완전히 사라졌을까?
그렇지 않다. OpenAI가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접었을 뿐이다. 구글은 AI 모드 안 결제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도 연내 시범 적용한다. 방식은 바뀌어도 방향은 같다.
소규모 브랜드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상품 정보를 텍스트로 정리하는 일이 먼저다. 그다음이 FAQ와 후기다.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이 세 가지는 AI 쇼핑뿐 아니라 일반 검색에도 도움이 된다.
소규모 브랜드를 위한 주간 루틴
AI 쇼핑 준비는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짧은 루틴을 만들어 두면 부담이 줄어든다.
월요일에는 주요 AI 서비스에 우리 상품 카테고리를 물어본다. '○○ 추천해 줘' 같은 질문이다. 우리가 나오는지, 어떤 이유로 나오는지 기록한다.
수요일에는 고객센터에 들어온 질문을 모아 FAQ에 한두 개 추가한다.
금요일에는 가격과 재고, 배송 정보가 최신인지 확인한다.
이 세 가지에 주당 1시간이면 충분하다. 두 달만 이어가도 상품 정보의 품질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체크리스트
□ 상품명, 가격, 재고, 크기 정보가 텍스트로 적혀 있는가.
□ 고객이 자주 하는 질문을 FAQ로 정리했는가.
□ 구매 후 후기를 요청하는 흐름이 있는가.
□ 배송 기간과 교환·반품 조건이 첫 화면에서 보이는가.
□ 주요 AI 서비스에 우리 상품을 직접 물어보고 있는가.
AI 쇼핑 에이전트는 소비자의 대리인이다. 대리인이 믿고 추천할 만한 정보를 갖추는 것이 브랜드의 일이다.
정리하며
AI 쇼핑 에이전트 시대에도 기본은 같다. 정확한 정보와 믿을 만한 후기, 분명한 조건이다. 플랫폼은 바뀌어도 이 기본은 바뀌지 않는다. 지금 정리해 둔 상품 정보가 어떤 AI에서도 자산이 된다.
다음 편에서는 타깃 광고의 기반이 바뀌는 이야기를 다룬다. 쿠키 이후의 타깃 광고,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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