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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노하우

AI와 빅데이터로 구현하는 맞춤형 큐레이션: 넷플릭스부터 스포티파이까지

by ChicStrategist 2025. 12. 16.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이 나보다 먼저 내 취향을 읽습니다. 주말에 빠져들었던 장르의 새 드라마가 OTT 플랫폼 메인에 올라와 있고 최근 자주 들었던 아티스트의 신곡은 이미 플레이리스트 맨 위에 있습니다. 새로 알림이 뜬 뉴스 기사들은 평소 내 관심 분야를 딱 맞춰 고른 듯 보입니다.

 

어쩐지 알고 있다는 듯한 이 감각. 우연이 아닙니다. 수많은 데이터가 흐르고 인공지능이 그 속에서 패턴을 읽어내는 순간들이죠. 맞춤형 큐레이션은 이제 개인의 취향과 행동을 예측해 콘텐츠를 추천하고 상품을 제안하며 경험 자체를 바꾸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I와 빅데이터가 만들어낸 맞춤형 큐레이션의 핵심 기술과 실제 기업들의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앞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나도 그 대열에 어떻게 합류할 수 있을지 그 구체적인 힌트를 찾아보세요.

AI와 빅데이터로 구현하는 맞춤형 큐레이션: 넷플릭스부터 스포티파이까지
데이터로 만드는 맞춤형 큐레이션


협업 필터링에서 딥러닝까지: 큐레이션의 기술적 기반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의 시작은 협업 필터링입니다. 한 마디로 '이 콘텐츠를 좋아한 다른 사람은 이런 것도 좋아하더라'는 분석이죠. 사용자 간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한 이 방식은 이커머스와 콘텐츠 플랫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추천 알고리즘입니다. 추천 알고리즘의 기초와도 같죠.

 

하지만 이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수백 가지 데이터 포인트를 동시에 분석하는 머신러닝 그리고 딥러닝 기술이 결합되며 추천의 정교함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사용자의 클릭, 체류 시간, 시청 중단 시점, 재생 속도 심지어 시청 시간대까지 분석 대상이 됩니다. 단순히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만 보는 게 아니라 소비 행위 전반의 맥락을 읽어내는 것이죠.

 

자연어 처리(NLP) 기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영화 줄거리, 상품 리뷰, 뉴스 기사 등 텍스트 속의 맥락을 파악해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데 쓰입니다. 최근에는 이미지 인식까지 더해져 제품의 컬러, 패턴, 분위기까지 큐레이션의 판단 기준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10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추천 알고리즘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80%가 추천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말합니다. 취향을 예측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시청 경험 전반을 조율하는 것이 넷플릭스 큐레이션의 핵심입니다.

 

사용자의 시청 시간, 멈춤 기록, 다시 보기 여부, 사용하는 기기까지 모든 정보가 수집되고 분석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주 구체적인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콘텐츠라도 사용자마다 썸네일 이미지가 다르게 설정되죠. 로맨스를 선호하는 이에게는 감정적인 포스터가 액션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폭발 장면이 먼저 보이도록 말입니다.

 

이처럼 정교한 큐레이션 덕분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이탈률을 낮추고 구독 유지율을 높였습니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추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연간 경제적 가치는 약 10억 달러에 달합니다.

 

 

스포티파이: 내 안의 음악 감성을 읽는 AI DJ

음악 취향은 특히나 복잡합니다. 그날의 기분, 날씨, 시간대 심지어 전날의 피로도에 따라 바뀌기도 하니까요. 그런 변화를 읽어내는 데 능숙한 플랫폼이 바로 스포티파이입니다.

 

스포티파이는 협업 필터링뿐 아니라 오디오 분석을 통해 곡 자체의 리듬, 템포, 장르, 감정선을 파악합니다. 여기에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상의 리뷰, 블로그, 기사까지 크롤링해 대중의 반응까지 반영하죠.

 

이 모든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 '디스커버 위클리'입니다. 사용자가 아직 듣지 않았지만 좋아할 만한 곡 30개를 매주 선별해 주는 이 추천 리스트는 단순 큐레이션을 넘어 새로운 음악을 만나는 주간 루틴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2023년에는 AI DJ 기능까지 선보였습니다. 음악을 틀어주는 것을 넘어 마치 실제 라디오 DJ처럼 멘트를 더해 사용자에게 말을 걸고 분위기를 조성하죠. 청취자는 음악과 소통한다는 착각이 들 만큼 자연스럽고 개인화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국내 플랫폼도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사례만이 아닙니다. 국내 플랫폼들도 큐레이션 기술을 비즈니스의 중심축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뉴스 큐레이션 알고리즘 '에어스(AiRS)'를 운영하며 사용자에게 맞춤형 뉴스 피드를 제공합니다. 클릭 수를 높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정보의 다양성과 신뢰도까지 고려한 구조입니다.

 

쿠팡은 검색 이력, 장바구니, 구매 이력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을 추천합니다. 최근에는 AI가 개인화된 홈 화면을 구성해 사용자마다 다른 상품 배열이 보이도록 했습니다. 이로 인해 교차 판매가 활발해지고 객단가가 상승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멜론은 음악 청취 패턴, 선호 장르, 플레이리스트 생성 습관까지 분석해 맞춤형 추천을 제공합니다. '나를 위한 새로운 발견' 코너에서는 취향의 울타리 안에서 새로운 아티스트를 연결해주기도 하죠. 사용자의 취향은 존중하면서도 살짝의 탐험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맞춤형 큐레이션이 만드는 비즈니스 임팩트

추천 시스템이 단순 편의 기능으로만 보인다면 그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셈입니다.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은 비즈니스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대표적인 효과는 전환율 상승입니다.

 

아마존은 전체 매출의 35%가 추천 시스템을 통해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제때 정확히 제안해 주면 구매 결정은 빨라지고, 평균 주문 금액도 높아지는 거죠.

 

사용자 경험 개선 역시 큐레이션의 큰 장점입니다. 수많은 상품과 콘텐츠 속에서 선택 피로를 줄여주고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쉽게 찾도록 돕습니다. 그 결과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재방문율이 자연스럽게 오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큐레이션 데이터의 활용성입니다.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를 제작할 때 시청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연 배우와 감독을 선택한 사례는 유명합니다. 데이터가 콘텐츠 기획의 근거가 되는 시대입니다. 실패 확률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도구로 변모한 셈이죠.


기술만큼 중요한 것: 윤리, 투명성, 그리고 사람

AI와 빅데이터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반드시 함께 따라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윤리와 투명성입니다.

 

큐레이션 알고리즘이 너무 정교해질수록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만 보게 되는 '필터 버블' 현상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자신도 모르게 알고리즘에 갇히고 다양한 시각과 경험에서 멀어지게 되죠.

 

또한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대한 신뢰도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플랫폼에 기꺼이 제공하도록 만들려면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어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입니다. 큐레이션의 본질은 결국 사람입니다. 그들의 취향, 관심사 그리고 기대를 어떻게 예측하고 만족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죠. 초개인화 시대의 큐레이션은 결국, 정교한 기술과 따뜻한 시선이 함께할 때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