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케팅 기본기

3편. 기존 카테고리를 쪼개는 법: 니치 포지셔닝의 실전 설계

by ChicStrategist 2026. 8. 28.

[시리즈 2 · 3화] 카테고리 설계 전략과 실전 운영

화장품, 패션, 식품 같은 큰 카테고리는 이미 1등 브랜드가 확고하다. 후발주자가 정면으로 붙으면 이기기 어렵다. 이럴 때 쓰는 전략이 카테고리 쪼개기다. 큰 시장을 잘게 나눠 그 조각의 1등이 되는 것이다. 이 전략은 자원이 적은 브랜드일수록 더 효과적이다. 싸움의 무대를 내가 유리한 곳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성공한 많은 브랜드가 처음부터 큰 시장의 1등이 아니라 작은 조각의 1등에서 시작했다.

3편. 기존 카테고리를 쪼개는 법: 니치 포지셔닝의 실전 설계
니치 포지셔닝 설계

 


카테고리 설계 전략

 

#1. 카테고리 킹이 되는 법

#2. 카테고리 설계 vs 카테고리 선택

#3. 니치 포지셔닝의 실전 설계← 현재글

#4. 새 카테고리를 만드는 7단계 (예정)

#5. 카테고리 내러티브 설계(예정)

#6. 역포지셔닝 전략(예정)

#7. 카테고리 포지셔닝이 실패패턴과 탈출(예정)


 

어떻게 쪼개야 할까

쪼개는 기준은 보통 네 가지다. 연령, 니즈, 가격, 상황이다. 전체 화장품 시장은 크지만 20대 여드름 피부 전용 화장품은 작다. 전체 패션 시장은 크지만 큰 사이즈 전용 브랜드는 작다. 작은 조각이지만 그 안에서는 경쟁자가 거의 없다. 이 조각 안에서 1등이 되는 것이 목표다.

 

네 가지 기준을 조합할 수도 있다. 연령과 상황을 함께 쓰면 20대 자취생을 위한 간편식처럼 더 좁은 조각이 나온다. 조각이 좁을수록 메시지는 더 선명해진다.

 

여기에 다섯 번째 기준을 더할 수 있다. 바로 채널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오프라인 전용, 온라인 전용으로 나누면 또 다른 조각이 생긴다.

 

쪼개는 기준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게 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례

아누아 사례

아누아는 K뷰티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있었다. 여기서 클렌징 오일이라는 조각에 집중했다. 모공 속 노폐물이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틱톡에서 이 영상이 크게 확산됐다. 누적 조회수가 24억 뷰를 넘었다. 해시태그 조회수도 3억 3천만 뷰를 기록했다.

 

K뷰티 전체가 아니라 클렌징 오일이라는 좁은 영역에서 먼저 대표 브랜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아누아는 클렌징 오일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됐다. 큰 브랜드들이 이미 자리 잡은 K뷰티 시장에서 좁은 문을 찾아 들어간 결과다.

 

특히 아누아는 콘텐츠 형식도 좁혔다. 모든 채널, 모든 형식을 시도하지 않고 초근접 촬영이라는 한 가지 형식에 집중했다. 이렇게 형식까지 좁히니 콘텐츠가 더 인상적으로 각인됐다.

 

화해 사례

화해는 뷰티 앱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있다. 여기서 성분분석이라는 조각에 집중했다. 화장품 성분이 안전한지 확인해 주는 기능을 앞세웠다. 다른 뷰티 앱은 리뷰나 쇼핑에 집중할 때 화해는 성분이라는 한 가지 니즈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성분분석 하면 떠오르는 앱이 됐다.

 

이후 화해는 이 신뢰를 바탕으로 쇼핑 기능까지 넓혔다.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갖춘 뷰티 앱으로 시작했다면 이런 신뢰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좁은 곳에서 쌓은 신뢰가 확장의 발판이 된 사례다.

 

화해가 성분분석에 집중할 당시에는 이 기능이 부가 기능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화해는 이 부가 기능을 브랜드의 전부로 만들었다. 작은 기능 하나를 카테고리 수준으로 키운 셈이다.

 

해외 사례로 보는 니치 포지셔닝

해외 스킨케어 브랜드 더 오디너리는 전체 스킨케어 시장이 아니라 성분 중심 저가 라인이라는 조각에 집중했다. 복잡한 브랜딩과 화려한 패키지 대신 성분명을 그대로 제품명으로 썼다. 이 방식은 기존 스킨케어 시장의 화려한 마케팅과 정반대였다.

 

성분에 관심 많은 소비자라는 좁은 조각에서 확실한 지지를 얻었다. 이후 이 조각을 발판으로 전체 스킨케어 시장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니치에서 시작해 카테고리 전체로 뻗어나간 대표적인 해외 사례다.

 

 

조각을 고를 때 주의할 점

너무 작은 조각을 고르면 시장 자체가 없을 수 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조각마다 고유한 언어가 있어야 한다. 큰 카테고리와 같은 말을 쓰면 구분이 안 된다. 새로운 이름,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야 한다. 클렌징 오일이 아니라 모공 클렌징이라는 표현을 쓰는 식이다.

 

또한 조각을 고를 때는 실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검색량, 커뮤니티 언급량 같은 지표로 이 조각에 진짜 수요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감으로만 조각을 고르면 시장이 없는 곳에 힘을 쏟게 될 수 있다.

 

조각을 고를 때는 경쟁 강도도 함께 봐야 한다. 수요는 있지만 이미 강한 경쟁자가 있는 조각이라면 또 다른 조각을 찾아야 한다. 수요와 낮은 경쟁 강도가 겹치는 지점을 찾는 것이 이상적이다.

 

 

조각 안에서 이기는 구체적인 방법

조각을 골랐다면 그 안에서 확실하게 1등이 되어야 한다. 이때는 조각에 맞는 전용 언어를 계속 반복해야 한다. 제품 이름, 상세페이지, 광고 문구까지 하나의 언어로 통일해야 한다.

 

또한 그 조각을 대표하는 얼리어답터 커뮤니티를 먼저 공략해야 한다. 이들이 후기를 남기고 입소문을 내면 조각 전체로 인지도가 퍼진다. 작은 조각이라도 이 과정을 거치면 확실한 대표 브랜드가 된다.

 

커뮤니티 공략은 생각보다 세밀해야 한다. 그 조각의 사용자들이 실제로 모이는 커뮤니티, 채널, 인플루언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넓게 광고하는 것보다 정확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작은 조각에서 큰 카테고리로

니치에서 1등이 된 후에는 확장이 가능하다. 아누아는 클렌징 오일에서 시작해 스킨케어 전체로 넓혔다. 화해도 성분분석에서 시작해 쇼핑 기능까지 넓혔다.

 

처음부터 큰 카테고리를 노리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좁은 곳에서 확실한 1등이 된 다음 넓혀가야 한다. 확장할 때도 서두르면 안 된다.

 

기존 조각에서 쌓은 신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넓혀야 한다. 니치에서 얻은 신뢰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확장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도 필요하다.

 

원래 조각에서 충분한 인지도와 반복 구매가 확인된 이후에 다음 조각으로 넘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성급한 확장은 원래 얻었던 좁고 강한 인식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

 

 

실전팁

니치 포지셔닝과 가격 전략의 관계

니치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경쟁자가 적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팔린다. 전문성을 앞세워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아누아의 클렌징 오일도 일반 클렌징 제품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좁은 조각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가격 저항이 오히려 줄어든다. 이것이 큰 시장에서 저가 경쟁에 뛰어드는 것보다 니치 시장이 유리한 이유 중 하나다.

 

니치를 발견하는 실전 리서치 방법

니치를 찾을 때는 큰 시장 리포트보다 현장의 작은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특정 불만이나 요청이 좋은 단서가 된다. 큰 사이즈 옷을 찾기 어렵다는 글이 반복해서 올라온다면 그 자체가 니치의 신호다.

 

이런 신호는 데이터로 잡히기 전에 커뮤니티 대화 속에서 먼저 드러난다. 정기적으로 관련 카페나 커뮤니티를 살펴보는 습관이 니치를 가장 빨리 발견하는 방법이다. 비싼 시장조사보다 발로 뛰는 관찰이 니치 발굴에는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니치 시장 규모를 가늠하는 실전 방법

니치를 고를 때 시장 규모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래도 몇 가지 방법으로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있다.

관련 키워드의 검색량을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다.

관련 커뮤니티나 카페의 회원 수와 활동량을 살펴보는 것이 두 번째다.

비슷한 니치에서 이미 활동 중인 소규모 브랜드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세 번째다. 이미 작게라도 활동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최소한의 수요는 검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하면 큰 비용 없이도 니치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니치 포지셔닝과 브랜드 스토리의 결합

니치 시장에서는 브랜드 스토리가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좁은 타깃일수록 그들의 고민과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여드름 피부를 위한 화장품이라면 그 타깃이 겪는 고민을 세세하게 짚어줄 수 있다.

 

큰 카테고리에서는 이렇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타깃이 넓을수록 이야기는 추상적이 되고 타깃이 좁을수록 이야기는 구체적이고 강력해진다. 이것이 니치 포지셔닝이 갖는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니치를 여러 개 운영하는 전략

한 브랜드가 여러 개의 니치를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각 니치마다 별도의 서브 브랜드나 라인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니치가 흔들려도 다른 니치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여러 니치를 동시에 운영하려면 각각의 언어와 메시지를 분리해서 관리해야 한다. 하나의 언어로 여러 니치를 다 설명하려 하면 각 조각의 선명함이 흐려질 수 있다. 충분한 자원이 쌓인 다음에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니치 포지셔닝 확장

니치 포지셔닝을 확장할 때의 순서

니치에서 자리를 잡은 후 확장하는 순서에도 요령이 있다. 가장 먼저 인접한 니치로 넘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클렌징 오일에서 시작했다면 다음은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가 아니라 세안 제품군처럼 가까운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너무 먼 영역으로 한 번에 확장하면 기존에 쌓은 전문성 이미지가 흐려질 수 있다. 가까운 영역부터 하나씩 넓혀가면 기존 고객도 자연스럽게 새 영역을 받아들인다. 이 단계적 확장이 니치 브랜드가 큰 브랜드로 성장하는 가장 안정적인 경로다.

 

니치에서 얻은 데이터를 다음 확장에 활용하기

니치 시장에서 쌓인 고객 데이터는 다음 확장 단계에서 큰 자산이 된다. 어떤 표현에 반응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구매를 결정했는지 세세한 데이터가 쌓인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니치나 확장 카테고리의 메시지를 훨씬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

 

처음부터 큰 시장에서 시작했다면 이렇게 정교한 데이터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니치는 작은 시장이지만 그 안에서 얻는 인사이트는 결코 작지 않다.

 

니치와 대형 브랜드의 협업 가능성

니치에서 확실한 신뢰를 쌓은 브랜드는 대형 브랜드와의 협업 기회도 얻는다. 대형 유통사나 대기업이 특정 니치 전문성을 필요로 할 때 이런 작은 브랜드를 찾는다. 이는 곧 니치 브랜드에게 큰 확장의 기회가 된다.

 

혼자 힘으로 큰 시장에 진입하기보다 이미 그 시장에 있는 파트너와 손을 잡는 방식이다. 니치에서 쌓은 전문성이 이런 협업의 신뢰 기반이 된다는 점도 니치 전략의 숨은 장점이다.

 

니치 브랜드가 겪는 성장통

니치에서 자리를 잡으면 반드시 성장통을 겪는다. 기존 니치 고객은 브랜드가 확장하는 것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만 알던 브랜드였는데 유명해졌다는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기존 니치 고객을 위한 전용 혜택이나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확장하면서도 처음 브랜드를 지지해 준 사람들을 소홀히 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 균형을 잘 잡은 브랜드만이 니치에서 큰 브랜드로 무사히 넘어간다.

 

 

니치 포지셔닝이 브랜드 신뢰에 남기는 흔적

니치에서 쌓은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오래 남는 자산이다. 이후 그 브랜드가 다른 제품을 내놓아도 소비자는 처음 니치에서 느낀 전문성을 떠올린다. 이 후광 효과 덕분에 신제품에 대한 초기 신뢰도가 높게 시작된다.

 

니치 시장에서 얻은 신뢰가 브랜드 전체의 신용도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니치 시장을 단순히 매출을 위한 통로로만 보지 않고 브랜드 신뢰를 쌓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화 예고: 4화에서는 아예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7단계 프레임워크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