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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마케팅

국내 주요 기업의 KPI 변화 트렌드 분석: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봐야 할 숫자

by ChicStrategist 2026. 2. 4.

'이번 분기 ROAS는 얼마야?'

마케팅 회의실에서 가장 익숙한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오랫동안 퍼포먼스 마케팅의 성과는 몇 개의 숫자로 요약됐고 그 숫자는 곧 마케팅의 실력이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을 지나며 이 풍경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같은 숫자를 보고도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는 기업들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전환율보다 고객 여정을, 클릭 수보다 고객 생애가치를 묻는 변화. 국내 주요 기업들의 KPI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전환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KPI 변화 트렌드 분석: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봐야 할 숫자
KPI 변화 트렌드


전환율 중심에서 고객 여정 중심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KPI의 구조입니다. 과거에는 단일 지표가 목표의 전부였습니다. 이번 달 전환 수, 이번 캠페인의 CPA, 특정 채널의 ROAS. 지표는 명확하고 관리도 쉬웠습니다.

 

하지만 성장이 둔화된 시장에서 이 방식은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리드는 늘어나는데 매출은 정체되고 광고비는 증가하는데 충성 고객은 남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배 이상 성장한 국내 기업의 94퍼센트는 단일 KPI가 아닌 다중 KPI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집중하는 지표 순서는 의미심장합니다. 신규 리드 수, 신규 세일즈 미팅 수 그리고 매출. 단순 나열이 아니라 고객 여정 전체를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많은 리드를 모았는가'가 아니라 '이 리드가 어디에서 막히고 있는가'입니다. 퍼포먼스의 초점이 점에서 선으로 이동한 셈입니다.

 

 

단기 효율에서 장기 자산으로

2025년 상반기, 경기 침체 속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낸 국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단기 프로모션보다 고객 관계 자산에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패션 브랜드 아캄은 가격 경쟁력이 아닌 브랜드 스토리로 승부했습니다. 경쟁 브랜드 대비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객은 브랜드의 서사와 철학에 반응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800퍼센트 이상 성장했고 특정 할인 기간에는 수십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이지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한 효능 검증, 고객 피드백 기반 제품 개선. 이 브랜드의 KPI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단기 전환율이 아니라 고객 만족도와 재구매율이었습니다. 매출 성장은 그 결과로 따라왔습니다.

 

이 사례들에서 KPI는 더 이상 '지금 얼마를 벌었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이 고객이 앞으로도 우리를 선택할 것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숫자를 넘어 맥락을 읽다

흥미로운 변화는 정량과 정성의 결합입니다. 클릭 수와 전환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숫자 뒤의 맥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은 광고 메시지 자체보다 이 브랜드가 나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더 민감하게 감지합니다. 같은 할인 문구라도 맥락에 따라 반응은 전혀 달라집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KPI 체계에 고객 만족도, 순추천지수, 브랜드 건강도 같은 지표를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감성적인 판단이 아니라 데이터 활용의 확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정량 데이터로 보이지 않던 고객 경험의 질을 측정하려는 시도입니다.

 

 

브랜드 자산, 측정 불가능한 영역의 정량화

국내 기업 다수는 여전히 브랜드 캠페인의 성과를 웹 트래픽이나 앱 설치 수로 판단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이해하기 쉬운 방식이지만 브랜드의 진짜 영향력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선도 기업들은 브랜드 현저성(Brand Salience, 단순 인지도를 넘어, 구매 상황이나 카테고리 진입점에서 소비자 머릿속에 가장 먼저·자주 떠오르는 정도), 정신적 시장 점유율 같은 개념을 KPI로 끌어오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아는지를 넘어 특정 상황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떠올리는지를 측정하려는 시도입니다.

 

이 변화는 조직 차원의 인식 전환과도 연결됩니다. 브랜드를 마케팅 부서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사적 자산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입니다. KPI가 바뀌면 조직의 대화도 바뀝니다.

 

 

채널 효율에서 전체 기여도로

플랫폼이 늘어나고 고객 여정이 복잡해지면서 라스트 클릭 기반 KPI의 한계는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인지하고 유튜브에서 확신하고, 검색을 통해 구매하는 흐름에서 어느 채널이 성과의 주역인지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많은 국내 기업이 미디어 믹스 모델링과 증분성 테스트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개별 캠페인의 직접 성과가 아니라 전체 마케팅 활동이 매출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B2B 기업의 KPI 변화는 이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클릭률보다 세일즈 미팅 전환율, 인바운드 리드의 질을 더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퍼포먼스의 기준이 비즈니스 성과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셈입니다.

 

 

AI 시대, KPI의 질문

AI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마케터의 역할은 실행에서 판단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입찰과 타기팅은 플랫폼이 담당하고 마케터는 방향과 메시지를 설계합니다.

 

이 변화는 KPI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했는가'가 아니라 '이 전략이 브랜드에 맞는가'입니다. KPI는 실행의 성과뿐 아니라 전략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균형 잡힌 KPI 체계의 구조

성공적인 기업들의 KPI는 대체로 세 층위로 구성됩니다. 단기 효율 지표, 고객 여정 지표 그리고 브랜드 자산 지표. 이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KPI는 단순한 관리 도구를 넘어 성장의 나침반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개수가 아닙니다. 실제로 높은 성과를 내는 기업일수록 관리하는 KPI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대신 정말 중요한 몇 가지 지표에 집중합니다. KPI의 고도화는 단순화의 과정입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KPI 변화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여전히 숫자의 세계에 있지만 그 숫자를 읽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좋은 KPI는 더 많은 보고서를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더 나은 질문을 만듭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KPI 변화 위에서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어떻게 균형 있게 설계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재해석은 이제, 전략의 문제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