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으로 고객의 발걸음을 멈췄다면 이제는 그들을 앉혀야 합니다. 고객이 '이거 완전 내 얘기네'라고 중얼거리며 스크롤을 멈추지 않는 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핵심은 바로 페인 포인트(Pain Point)입니다.
페인 포인트는 단순히 불편함이 아닙니다. 고객이 매일 느끼지만 정확히 표현하지 못했던 그 답답함, 밤에 잠들기 전 스쳐가는 그 고민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진짜 이유입니다.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고통을 파악하는 것
대부분의 셀러가 실패하는 이유는 내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만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이 청소기는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고객은 흡입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반려동물 털 때문에 옷에 붙어서 외출할 때마다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겁니다.
'프리미엄 원두로 만든 커피입니다.' 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건 '오후 3시만 되면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회의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깨우는 해결책입니다.
제품 스펙을 나열하기 전에 고객의 하루를 들여다보세요. 그들이 언제 한숨을 쉬는지, 무엇 때문에 짜증을 내는지, 어떤 순간에 '이래서는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페인 포인트의 3가지 레벨
모든 고통이 같은 무게를 갖지는 않습니다.
레벨 1: 불편함 - '설거지가 귀찮아.' 이 정도는 참을 만합니다. 급하게 해결하지 않아도 일상이 돌아갑니다.
레벨 2: 문제 - '설거지 안 한 그릇이 쌓여서 주방이 지저분해.' 이건 스트레스가 됩니다. 하지만 아직 당장 돈을 쓸 정도는 아닙니다.
레벨 3: 위기 - '설거지 때문에 배우자와 매일 싸우고, 집에 오는 게 두려워' 이 순간 고객은 지갑을 엽니다.
효과적인 상세페이지는 레벨 3의 페인 포인트를 건드립니다. 단순 불편함이 아니라 고객의 관계, 자존감, 시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구체적일수록 강력하다
'다이어트가 힘드시죠?' 이건 너무 막연합니다. 누구나 하는 말입니다.
'저녁 회식 후 집에 와서 거울을 보다가, 옷 위로 튀어나온 뱃살을 보면서 '내일부터 진짜 운동해야지'라고 다짐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면 또다시 '오늘 하루만 더...'라고 미루고 계신가요?'
이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시간, 장소, 감정, 상황이 모두 담겨 있어야 고객은'맞아, 어떻게 알았지?'라고 반응합니다.
육아용품을 판다면 '아이 키우기 힘드시죠?' 대신 '새벽 3시, 아이가 또 울어서 잠에서 깬 당신은 좀비처럼 아이방으로 걸어가며 '내일 회의인데..'라고 한숨을 쉬고 있지 않나요?'처럼 써야 합니다.
감정의 온도를 높여라
페인 포인트는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의 증폭입니다.
직장인 대상 시간관리 앱을 판다면 '업무가 많으신가요?' 대신 이렇게 접근하세요.
'오늘도 야근. 퇴근 후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 샤워하고 누우면 자정. 내일 또 7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나는 대체 뭐 하며 사는 걸까? 친구들 만나는 것도 취미생활도 자기 계발도 다 포기한 채 회사와 집만 왔다 갔다 하는 이 삶이 앞으로도 계속될까 봐 두렵지 않으신가요?'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보다 '내 삶이 없어지고 있다'는 감정적 무게가 훨씬 강력합니다.
숫자로 현실감을 더하라
추상적인 고통보다 구체적인 손실이 더 와닿습니다.
'영어 공부를 계속 미루고 계신가요?' 보다는 '작년에 구매한 35만 원짜리 영어 인강, 3강까지만 듣고 방치 중이신가요? 재작년 회화책, 작년 토익 책, 올해 구독한 영어 앱까지 합치면 이미 100만 원 넘게 썼는데 여전히 외국인 앞에서 'Hi'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계시죠?'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고객은 자신이 이미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했는지 깨닫는 순간 진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합니다.
비교와 대조로 극대화하라
'예전의 나 vs 지금의 나' 구도는 매우 효과적입니다.
피부 관리 제품이라면 이렇게 써보세요.
'20대 때는 밤새 술 마셔도 다음 날이면 괜찮았죠. 선크림 안 발라도 피부가 탱탱했고, 화장만 하면 예뻐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요? 조금만 늦게 자도 다크서클, 건조해서 화장이 들뜨고 거울 볼 때마다 '나 이렇게 늙었나?' 싶은 순간이 오지 않나요?'
과거의 좋았던 모습과 현재의 문제를 대조하면 고객은 더욱 절실하게 변화를 원하게 됩니다.
타인의 시선을 활용하라
사람은 자신의 문제보다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에 더 민감합니다.
'체중이 늘었습니다.' 보다 '동창회 날짜가 다가올수록 '옛날 친구들이 나를 보고 뭐라고 할까?' 걱정되어 거울 앞에서 옷을 수십 번 갈아입고 있지 않으신가요?' 이렇게 쓰면 더 강력합니다.
비즈니스 강의를 판매한다면 '업무 능력이 부족하신가요?' 대신 '회의 시간에 상사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해 팀원들의 시선이 느껴질 때 동기는 승진했는데 나는 제자리인 이유를 혼자 곱씹고 계신가요?'
업종별 페인 포인트 예시
패션 의류: 매일 아침 옷장 앞에서 30분씩 고민하다가 결국 맨날 입던 옷만 꺼내 입고, 출근길에 스쳐가는 멋진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입고 싶은데...'라고 생각하시나요?
건강식품: 계단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주말에는 소파에서 일어나기조차 귀찮아서 20대 때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던 나는 어디로 갔는지 걱정되시나요?
주방용품: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집에 와서 설거지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차라리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또 쌓이는 일회용기를 보며 죄책감을 느끼고 계신가요?
교육 콘텐츠: 자녀가 학원에서 돌아와 '오늘도 수학 모르겠어'라고 말할 때 가르쳐주고 싶지만 내 실력도 부족해서 결국 '학원 선생님한테 물어봐'라고밖에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시나요?
페인 포인트 작성 체크리스트
나의 상세페이지를 다시 점검해 보세요.
- 구체적인 시간, 장소, 상황이 담겨 있나요?
-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지나요?
- 숫자나 비교를 통해 현실감을 주고 있나요?
- 고객의 자존감, 관계, 미래와 연결되어 있나요?
- '내 얘기네'라는 반응을 끌어낼 만큼 디테일한가요?
주의사항: 과하면 역효과
페인 포인트를 지나치게 자극하면 고객이 우울해지거나 방어적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고통을 건드린 뒤 즉시 희망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힘드시죠? → 하지만 해결책이 있습니다' 이 흐름을 유지하세요. 문제만 나열하고 끝나면 고객은 기분만 나빠진 채 떠나버립니다.
페인 포인트는 고객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게 아닙니다. '당신의 고민을 내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고객은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에게서 해결책을 구매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내 상품이 최고'라고 주장하지 않고도 고객을 설득하는 증거 활용법을 다룰 예정입니다. 리뷰와 데이터로 신뢰를 쌓는 구체적인 방법을 공개하겠습니다.
나의 상세페이지에 고객의 진짜 고민을 담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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