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딩은 오랫동안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하나는 전환과 효율을 말했고 다른 하나는 인지도와 이미지를 이야기했죠. 두 영역은 같은 예산 테이블에 올라가면서도 좀처럼 섞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5년을 기점으로 이 경계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글로벌 캠페인들을 살펴보면 이 질문에 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다움이 성과를 방해할까? 그 반대는 아닐까?' 이번 글에서는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한 글로벌 사례들을 살펴봅니다.

쿠어스 라이트, 월요일을 브랜드 자산으로 만들다
2025년 1월, 쿠어스 라이트는 슈퍼볼 마케팅의 관습을 정면으로 비틀었습니다. 수백억 원짜리 30초 광고 대신 한 달간 이어지는 통합 캠페인을 선택했죠. 출발은 의도적인 실수 때문이었죠.
월요일 아침, 쿠어스 라이트 웹사이트에 철자가 틀린 광고가 등장했습니다. 'REFRESHMENT'가 아닌 'REFERSHMENT'. 이 어색한 실수는 레딧과 링크드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며칠 뒤 브랜드는 이것이 계획된 장치였음을 공개합니다.
핵심 인사이트는 슈퍼볼 다음 날 월요일을 한 해 최악의 날로 꼽는 사람이 40퍼센트 이상이라는 점이었죠. 쿠어스 라이트는 이 문화적 공감을 'Choose Chill'이라는 기존 브랜드 메시지와 연결했습니다. 한정판 '먼데이즈 라이트' 패키징, 얼음처럼 차가운 캔 모양의 얼굴 마사지 롤러까지. 브랜드 경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확장됐습니다.
결과는 180만 케이스가 완판 됐고 126억 건의 미디어 노출이 이뤄졌습니다. 한 편의 광고보다 한 달간의 경험이 더 강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도브, 진정성을 성과로 바꾸는 방식
도브는 2025년 'Real Beauty' 캠페인을 또 한 번 진화시켰습니다. 이번에는 제작 방식부터 달랐습니다. 스튜디오 촬영도 완벽하게 연출된 모델도 없었습니다. 대신 크리에이터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ShareTheFirst' 캠페인은 여성의 90퍼센트가 SNS에 사진을 올리기 전 수십 장을 찍고 그중 상당수가 공유를 포기한다는 데이터에서 출발했습니다. 도브는 완벽하지 않은 첫 번째 사진을 그대로 올리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광고 예산의 절반을 소셜 미디어에 집중하기로 했죠. 도브는 제작비를 절감하면서도 플랫폼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대량으로 확보했습니다. 무엇보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진정성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감성은 유지했고 퍼포먼스는 강화됐습니다.
온 러닝, 셀럽을 넘어 문화로 확장하다
스위스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은 젠다야와 함께한 'Zone Dreamers' 캠페인으로 퍼포먼스 마케팅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이 캠페인은 전통적인 제품 중심 광고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영화 예고편을 연상시키는 시네마틱 연출, 초현실적인 세계관, 그리고 스타일과 퍼포먼스의 결합. Cloudzone 스니커즈는 기능적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상징으로 제시됐습니다.
이 전략은 브랜드의 문화적 자산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기술 스펙에만 집중하던 스포츠웨어 광고의 문법에서 벗어나 감각적 스토리텔링으로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였죠.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판매 모두에서 성과를 낸 전형적인 브랜드 퍼포먼스 캠페인이었습니다.
올리팝, 접근성이 만든 차별화
프리바이오틱 음료 브랜드 올리팝은 경쟁사의 슈퍼볼 전략에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완전히 다른 방향을 택했습니다.
경쟁사가 유명 크리에이터에게 브랜드 자판기를 보내는 VIP 전략을 펼칠 때 올리팝은 아마존을 활용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전국 어디서든 계정만 있으면 접근 가능했죠.
이 캠페인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시의적절했고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올리팝은 대규모 예산 없이 큰 주목을 받았죠. 브랜드 퍼포먼스 캠페인이 독점과 희소성에 의존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나이키, 일상의 운동을 퍼포먼스로 만들다
나이키는 2025년 글로벌 캠페인에서 '운동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엘리트 선수 대신 일상 속 움직임을 조명했고 헬스장이나 경기장이 아닌 평범한 공간을 무대로 삼았습니다.
이 캠페인은 팬데믹 이후 변화한 운동 문화를 정확히 짚었습니다. 성취보다는 지속, 경쟁보다는 참여. 나이키는 기존의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활용하면서도 더 넓은 소비자층과 연결되는 데 성공했습니다. 감성적 공감은 자연스럽게 제품 구매로 이어졌습니다.
글로벌 사례의 공통 패턴
이 캠페인들이 성공한 이유는 문화적 맥락을 정확히 읽고 진정성을 우선시했으며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측정 가능한 성과로 연결했다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연출된 광고보다 현실적인 스토리가 더 많은 공유를 이끌었고 막대한 예산보다 적절한 타이밍과 접근성이 더 큰 효과를 냈습니다.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한 네이티브 전략 역시 성과를 좌우하는 요소였습니다.
브랜드 퍼포먼스 캠페인은 더 이상 예외적인 실험이 아닙니다. 이제는 글로벌 마케팅의 표준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브랜드를 포기할 필요도 없고 브랜드를 위해 성과를 미룰 필요도 없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이 국내 기업들의 KPI 변화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재해석은 이제 숫자를 다시 읽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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